뉴스 알림이 울릴 때마다 부동산 관련 기사를 흘깃 보고 넘기던 분들이라면, 요즘은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울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종부세 인상 소식이 연달아 터지던 날, 부모님께서 거실에 모여 앉아 조용히 한숨을 쉬던 그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과세 정상화 방침이 구체화되면서, 평범하게 살아온 가정들이 갑자기 '대책 마련'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공정가액시장비율과 종부세,실제로 얼마나 오를까?
일반적으로 종합부동산세는 '부유층 세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부모님은 수십 년 전 마련한 집 두 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시세가 오른 탓에 어느 순간부터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됐습니다. 직접 투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오래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이번 정부가 손을 대려는 핵심 수단은 공정시장가액비율입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에 일정 비율을 곱해 실제 과세표준을 산출하는 조정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공시가격이 10억 원인 주택이라도 이 비율이 60%면 6억 원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80%면 8억 원을 기준으로 매기는 방식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에 이 비율을 60%까지 낮췄는데, 현 정부는 이를 80%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숫자만 보면 20%포인트 차이지만, 실제 세 부담으로 환산하면 상당히 큰 폭의 인상입니다.
종부세 중과세율 적용 범위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과세율이란 일반 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특정 대상에 부과하는 방식으로, 현재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만 적용됩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도 이 중과세율 대상에 포함됐었습니다. 이번에 같은 방향으로 기준을 다시 낮출 경우, 규제지역 2주택자도 훨씬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됩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도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입니다. 현행 기준으로는 2년 거주 요건을 충족하고 10년간 보유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40%를 공제받을 수 있는데, 실거주하지 않은 채 보유만 한 경우에는 이 혜택을 줄이겠다는 방향입니다.
이번 정책 변화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주요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60% → 80% 수준으로 인상 검토
종부세 중과세율: 3주택 이상에서 규제지역 2주택자까지 확대 가능성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비거주 1주택자 혜택 축소 방향
초고가 1주택자: 별도 세율 구간 신설 또는 세율 인상 검토
보유세,양도세 동시 인상 실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증세 정책이 나올 때마다 '이번엔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하며 지켜본 바로는, 그 기대가 현실로 이어진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올렸던 과거 사례들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보유세를 높여 매도를 유도하려면, 양도세는 낮춰서 실제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 조세 정책의 기본 원리입니다. 그런데 두 세금을 동시에 올리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팔아도 손해, 들고 있어도 부담이라는 진퇴양난 상황이 됩니다. 그 결과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공급 부족으로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매물잠김이란 보유자가 세금이나 다른 이유로 매도를 꺼리면서 시장에 거래 가능한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 아닙니다.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패턴입니다. 보유세 인상 부담을 임대료에 얹어 버티는 쪽이 집주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 기준 60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전체의 43%에 달하고, 이들 자산의 77.6%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다는 통계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출처: 국가데이터처). 고정 수입이 없는 고령 임대인이 보유세 인상분을 임대료로 전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무주택 세입자들에게 돌아갑니다.
제 경험상, 부모님 역시 세 부담이 커지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임대료를 올리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산 것도 아니고, 노후를 위해 오랫동안 유지해온 자산인데 '징벌적 세금' 대상이 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단순히 다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형평에 맞는지, 저도 솔직히 의문이 생겼습니다.
실제로 이런 정책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파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집을 팔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이주하는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는 식으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물 출회 유인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 방식과 세율 구조는 국세청 홈택스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국세청).
결국 이번 증세 방향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제가 직접 가족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정책이 숫자와 명분으로만 설계될 때 현장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정부가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유세·양도세 동시 인상이 매물잠김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졌던 전례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실거주 요건 강화나 이주 유인책 같은 현실적인 수단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증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세금만 올리고 출구를 막는 방식이 문제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본인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과 예상 세 부담 변화를 미리 점검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세무·법률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세금 계획은 반드시 세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